사막의 달빛

 

달은 갑자기 시뿌얘져서

그렁한 눈으로 풍상의

몰골을 내려다보니

수 천 희디흰 달이 모조리 울어

 

잊었는가 하였더니

마음에 뛰어들어 휘젓고

다니는 아슴한 이름 하나

 

하얗게 지워냈던

세월이 누가 불러낸 듯

돌아와 우뚝 섰습니다

 

달빛 뜨락을 둥둥 거닐다가

가슴 훑고 지나는

바람을 만났습니다

 

귀뚜리 산조아쟁 켜는 가을밤

허술한 문을 흔드시는

당신 누구십니까

 

방충망으로 월장한

달빛이 산산이 모눈

조각으로 스러집니다

 

아직도 나의 사막은

바람이 모래를 물고 휘달려

별꽃하나 피어도 설음 솟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