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릉빈가

 

가릉 가릉 소리를 내며

빈한한 나의 집으로 날아드는

저 새가 참 어여쁘다

내 속에서 불현듯 열반의

다비식을 치루겠다

 

적멸의 풍경 흔들리는 소리를

무덤 속에서도 듣고 싶었을 것이다

무겁게 쌓인 녹을

밀쳐내니 무늬가 곱다

 

속세를 딛고 설 다리가

가느다랗게 변하더니

삼족의 발이 되었다

곧 겨울이 다가온다고 하니

꽃 한 송이 피우려고 한 천 년

만 년 도피하고 싶었을 것이다

 

천추처럼 만세처럼

벽화나 향로에 둥지를 튼다고

한 세상 날아가고 싶었을 것이다

날개가 돋아났으니 어깨가

무척 가벼워지고 욕심 많던

두 손이 사라져 버렸다

 

설산에 산다는 새

사람의 얼굴을 가졌다

무한하게 생각하고

자유롭게 날아다녔다